피, 땀, 리셋
게임에서는 리셋 버튼 한번이면 그동안 쌓아온 각종 경험치가 몽땅 날라가지만, 인생에서는 소중한 경험치와 스킬을 가지고 업그레이드된 캐릭터로 부활해서 새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은 알려준다(물론 지나간 세월과 떨어진 체력도 돌아오지 않으니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은 필수다).
게임을 좋아하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게임을 만들고 싶어 했던 과거가 있지 않은가? 나 역시, 초등학생 때 지금은 사라진 플래시 카페에 있는 이해도 안 가는 액션 스크립트 강좌를 따라 치면서 캐릭터를 방향키로 움직이던 기억이 눈에 선하다. 어릴 때부터, 그리고 성인이 되어 20대 후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지금까지도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게임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 <피, 땀, 리셋>은 정말 반가운 책이 아닐 수 없다.
며칠 전에 게임 회사의 경영진 중에는 게임을 좋아하고, 잘 아는 사람이 드물다는 트윗을 봤다.
이거 생각보다 심한데? pic.twitter.com/RoEbAVDKw1
— Leene (@Claussell_Leene) August 24, 2022
처음 접한 비슷한 업계의 소식은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피, 땀, 리셋>을 읽으면서 어쩌면 비슷한 상황들이 이들에게는 현실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피, 땀, 픽셀>은 다양한 매체에서 글을 기고하고 있는 저자가 들려주는 게임업계의 이면을 담은 책이다. 게임 업계에 몸을 담고 있는 구성원들의 여정이 생생하게 녹아있다. 현실은 항상 달콤하기만 하지 않다. 회사가 망하는 일은 부지기수고, 팀의 방향성이 맞지 않아 구성원이 떠나기도 하고, 2~3년을 불태운 프로젝트가 엎어지기도 한다. 재정난에 빠져 영업하러 다니는 일도 허다하다. 핑크빛 미래는 없다. 빈번하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게임 산업의 일상이다.
책에 나온 게임은 내가 해보지 않은 것들이 전부지만, 게임 그 자체에 초점을 두기보단 게임을 만든 사람들에 초점을 두고 있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그저 자기가 원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을 뿐이었다.
한번쯤 게임 만드는 것을 꿈꿨고, 게임 산업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